얼마전 정부에서는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자

작년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규제 완화책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투자 심리가 올해들어 차츰 활기를 띠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결정을 미루고, 집주인들은 최근 거둬들였던 매물을 다시 시장에 내놓고 있는데, 자칫하면 올해 하반기까지 부동산 경기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공실이 늘어나고 수익률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세금폭탄까지 맞게 된 원룸, 오피스텔 주인들은 이중고를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왜 정부에서는 이처럼 무리한 정책을 도입하게 되었을까요?

알다시피 작년부터 국내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세수가 크게 줄어, 향후 국가정책을 수행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말로서는 서민경제를 활성화하려고 부동산 완화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마는 근본적인 세수부족 사태는 막을 수 없게되자 할 수 없이 부족한 세원 발굴차원에서 주택 다주택자의 월세. 전세보증금에다가 세금을 부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세금은 세법상 수익이기보다는 부채에 가까운 성질을 갖고 있고, 선진국에서조차 이러한 부채에 세금을 부과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현정부의 세금부과 정책이 무리한 측면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야당에서는 현정부의 부자감세 정책기조를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편승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주택 임대소득자의 반발을 의식해 이들의 세금 부담을 대폭 줄여주기로 했는데, 부랴부랴 세부 방침을 바꿔 세금을 깎아주고 과세 시기도 약 2년동안 늦추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임대수입이 년간 2,000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추가 부담이 예전과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지만, 국민들이 특히 집주인이 체감상 느끼기에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세금감면을 위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한다든가 혹은 월세를 깍아주는 대신 관리비조로 따로 받는 현상까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향후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되고, 특히 집을 월세놓아 노후 생활을 즐기려는 노년층에게 적지않은 근심을 주게 됩니다.

또한 집주인이 두 세채를 세를 놓을때 융자를 끼고 집을 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자내고 세금까지 내고나면 남는게 없고, 자칫하면 임대소득이 년간 2000만원을 조금만 넘게되면, 소득세와 함께 건강보험료·국민연금 등으로 연간 수백만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므로 서둘러서 집을 팔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됩니다.

이번 정부의 세금정책은 특히 전세보증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세법상 불합리한 측면이 있고 설혹 과세 정상화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이라 타당성을 갖는다고 해도, 한편으론 부동산 부양정책을 쓰다가 또 다시 부동산 억제정책을 동시에 남발하여 시장이 불안해 한다면 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정책의 타이밍과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것이다.

어쨌든 정부가 임대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소득세법 개정안이 올 6월에 국회에 제출되므로 그때까지 정부안이 어떻게 손질되는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