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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7.10.] 추억, 그 여름의 단상…
작성자	김근수	작성일	2014.07.15	조회	2,784
추억, 그 여름의 단상....... 올 상반기를 보면 우리 국민의 일상이 삶과 운명, 부조리란 단어로 너무 점철되어, 낭만과 추억을 운운할 시기가 아니지만, 그래도 소시민에게는 추억만들기의 계절인 여름이 영락없이 다시 온 것은 작은 위안이다. 필자도 1993년경 당시 사업의 진로와 사람관계 등이 너무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번잡하던 시절에, 낭만가객이 되어 청량리발 중앙선 완행열차에 대충 올라 타고 여행을 떠났던 추억이 문득 떠오른다. 하늘과 산과 물의 고장. 정선역. 승객도 없고, 검표원도 안 나오는 정선역에 덩그러니 홀로 내린 첫 느낌은 형언하지 못할 정도로 가슴을 꽉 채우는 해방감과 정선 하늘의 짙맑은 햇살에 동화된 평온함 그 자체였다. 월남치마를 입고 역앞에서 멍석을 펼치고 새빨간 고추를 말리는 시골 아줌마 정취에 취해, 밀짚모자 눌러 쓰고 졸다 보니, 어느 덧 시장기도 여행인지라 둘러보니 좁다란 역마당 한 켠에 세월을 담아 찌그러진 꽁보리밥집만 있었다. 시골 양푼에 대충 주는 밥도 맛있었고, 밥값도 대충 받는 맘씨 좋은 할머니 시골얘기도 재밌었다. 세월이 지나 문득 떠오르니 지금은 그곳엔 누가 살고 있을까. 합강이 만드는 아리랑. 아우라지 강변 읍내를 멀리 빗겨 강변을 따라 마냥 걷노라면, 길가 바위 틈에 흐르는 물도 제 맛이요, 타고 가던 경운기아저씨가 얹어 주던 감자 맛도 감자바위의 맛이었다. 어느 덧 걷던 길 산모퉁이 돌아서니 훵— 나타나는 광활한 합강지역.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정선아리랑의 발원지, 아우라지. 사람하나 없는 드넓은 자갈밭 강변에서 사공 할배를 외쳐 불러, 낡은 배 한 척 몰아 기슭에 대니, 아름다운 한 처녀가 3강의 물소리를 섞어 한 소절 뽑아 내니 이것이 바로 정선아리랑. 내 시름이야 시간이 흐르면 치유되겠건만 숱한 세월에 묻힌 저 여인네의 그리움은 언제까지 남아 있으려는가. 기다리는 처녀와 합강물이 만드는 아리랑을 정자각에서 듣노라니 망연히 누리는 이 천하의 한가로움. 대충 “넋 놓고 한가로울 권리” 라고나 할까? 이 자유. 이것이 곧 진정한 평화 그 자체가 아니랴?. 강건너 산허리를 구절리행 마지막 완행열차가 마지막 힘모아 기적울리며 터널로 들어가고, 저만치 강변에 있는 왜가리는 오히려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는 지라. 그 경계없음이 오히려 친근함이여. 바람사이로 옥수수 그윽한 내음 한 굽이에 소나기가 지나더니, 또 한 굽이에는 쨍쨍한 햇살이, 한 굽이는 우박이요, 한 굽이에 햇살이니 과연 이를 누가 믿겠는가. 어쨌든 옛사람들이 이를 두고 길도 구절양장이요, 날씨도 구절양장이니 그 표현 한번 멋들어진다. 기차와 길이 끝나는 곳. 구절리 조선 경복궁 건축을 위한 곧은 소나무가 여기서 나가고, 일제강점기에 수탈의 뗏목촌었다니 이런 이유로 우리 산하에 묘하게 꼬인 소나무가 동양화에 폼잡은 이유라는데 세상 사람들이 이를 두고 “못난 소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하던가....... 그렇지만 벌목과 탄광촌이었던 이곳도 이젠 다들 어디론가 떠나고 을씬년스러운데, 이젠 사라질 역앞에 걸터 앉은 무릎위로 마지막 지나가는 호랑이 장가가는 비가 내려 그 상심을 더 하는구나. 그 옛날 원효와 500여년 전의 율곡 이이가 이 첩첩산중 저 높은 산위에서 수도하였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 높은 깊은 학덕에 대한 외경심으로 저 이성대에서 내리 쏟는 물과 바람을 흠껏 드리 마셨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없다는 것이 세상사라지만, 구절리도 지금이야 관광명소가 되었고, 이제는 비밀처럼 간직할 한적한 나만의 아지트 마저 사라진 서운한 맘도 있지만, 그 추억의 지나가는 길목에 만난 인연들만이라도 어디서 살고 있는 지 아련함은 우리나라 산골의 정이 아닐는지. 얼마 전 서승환장관이 이제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하여 부동산시장의 걸림돌 을 제거한다고 하였는데, 세속인이야 이제 또 다시 부동산시세에 운명이 옥죌 수 밖에 없다면 차라리 최소한 나와 내 가족만이 쉴, 그리고 내가 떠난 뒤에도 나를 기억하고, 가족이 찾아 올, 소중한 만남의 장소로 적합할 조그만 아지트 쯤은 내 조국의 한 켠에 내가 미리 마련하는 것도 어떨까.부동산명언에 “세계 최대의 토지거래는 알래스카” 였다는데, 항차 내 나라에 나만이 소중히 여길 “몇 m2” 사는 것 조차 투자를 따져가며 두려워 하랴. ㈜민경석사컨설팅 / ㈜코리아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이사(부동산박사) 이 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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