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의 치유 - 상생을 기다리며

단순한 사고로 멈출 듯 하던 세월호참사의 여파가 그간 우리 사회의 누적된 모순과 부정에 대한 대변혁의 요구로 가히 문화대혁명처럼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단지 사회 각 부분 또는 삶의 진지성을 비롯하여 불문율처럼 음습하던 군대병폐, 각계 각층의 갈등과 부정부패를 노정하더니, 종국에는 청와대와 대통령의 신상까지 논급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세월호사건의 진정한 치유는 이 시대의 화두인 “양극화”를 종식하는 불평등 해소 즉, 상생의 동력원으로도 되어야 할 것이다. 격언에 “마음에 입은 상처는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법”이라 하듯이 너무 늦어 그 실망들이 사회적, 인간적으로 고착되는 만시지탄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양극화의 단초는 개발독재시대에 몇몇 대기업을 중소기업의 방향타 역할을 하게 하고, 가계에 낙수효과를 기대하였던 관치위주의 경제정책의 결과로지만 이제는 일부 대기업들은 수조원대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할 정도로 걱정할 상황이지만, 중소기업들은 월급 줄 일을 걱정해야 하는 “88만원세대” 내지 절대빈곤층을 양산하고, 돈에 마음을 굴종시키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한편 부동산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드러나자 부동산투기와 건설업체의 과도한 이익규제에도 이르렀으나 목적의 정당성을 갖는 각종 규제라 해도 소위 “박힌 대목“도 모두 뽑힌 상황이 된 것을 지켜보면 정책의 조령모개 내지 근시안이 오히려 지역과 수요주체간의 양극화를 심화, 대립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그 사원, 사회적 약자와 절대 빈곤층의 개선을 위하여 개별적 정책을 고민하고 있으나, 각 단위 구성주체간에는 아직도 “수퍼 갑”과 “을”이라는 현실적으로는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으며, 시행하는 제도조차 여러 부작용도 뒤따라 오는 점이 현실인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서민에게 긴요하며 밀착된 중소건축시장과 대기업과의 상생필요성을 인식하고 정책을 땜질식이 아니라 장기적 부동산 정책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상생으로 치유할 양극화는 정치주체간에도 긴요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서 양극단의 완충지대는 보이지 않는다. 세간에 “부부가 정이 깊으면 바늘 끝도 넓지만, 애정이 식으면 넓은 방도 좁다“고 하고, ”두 사람의 우정에는 한 사람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던가. 정치세력간의 애정은 차치하고 완충지대는 있는가. 상대가 있기에 자신이 빛나고 있다는 말처럼 타협과 양보를 바탕으로 하는 상생을 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새삼 필요한 때이다. ”제3의 길”의 기치를 내걸었던 존 메이저 영국 전총리 조차 일단 실패한 마당에 진정 균형잡힌 중간주의의 길에 대한 회의가 있으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양극화를 방치하는 사회는 구성원들의 상생협력도, 선진국도약도, 통일한국의 새로운 미래도 불가능할 것이란 점이다. 그렇다면 양극화를 대하는 위정자의 처방과 시발점은 “왕의 올바른 정치를 하면 비록 땅에 금만 그어도 백성이 감히 넘지 할 것이요, 올바르지 못하면 비록 장성(長城)이라도 해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상대사의 진언처럼 민심과 동떨어진 자기 치적을 위한 독단에 의존하지 말고, 국리민복의 대의라는 기준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시대 위정자는 진정 큰 정치, 큰 사람이 되기 위하여 자기를 버릴 용기가 준비되어 있는가?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지도자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라는 마키아벨리의 말이 맞다면 “최선을 다 하고자 결심하는 순간, 신도 감동을 받는다” 라는 괴테의 말에 용기를 갖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서민들이야 아무리 상생을 운운한 들, 어느 날 갑자기 상생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 진데 차라리 바로 이웃 사람들과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 것이 작은 상생이 아닐까? 독일 농촌에서는 자녀를 낳으면 그 해에 맞춰서 포도주를 담궜다가 그 자녀가 성장하여 성년이 되면 함께 마시면서 “네가 태어났을 때 날씨가 좋아서 이렇게 포주주 맛이 좋다”고 담소를 나눈다는데, 이 아름다운 장면을 이웃과 같이 하는데서 삶의 상생이 시작될 것이다. 자! 쑥스럽지만 바로 지금 이웃집에 부침개 한 접시 들고 노크해 보는 옛날 우리의 모습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어떨까.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다만 그렇게 살지 못했을 뿐. ”

㈜민경석사컨설팅 / ㈜코리아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이사(부동산박사) 이 제경